아름

H마트에서 울다

강소라 쿼티 2022. 10. 8. 07:02

가을이었다...☆
가을맞이 도서 추천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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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추천

원서의 하루 와 함께한 원서들

2022년
밤에 우리 영혼은
H마트에서 울다
노멀 피플
가재가 노래하는 곳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

2021년
파친코
스토너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섬에 있는 서점

‘밤에 우리 영혼은’에 이어지는
2022년 마지막 원서는 무엇일까요^^?

쉬다이닝 원서의하루 북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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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미셀자우너
😢그날 밤 엄마 옆에 누워 있으려니 어렸을 때 차가운 발을 녹이려고 엄마 넓적다리 사이에 슬며시 발을 끼워넣던 일이 떠올랐다. 엄마는 부르르 떨면서 속삭였다. 널 편안하게 해줄 수만 있다면 엄마는 어떤 고통도 감수할 거라고, 그게 바로 상대가 너를 진짜 사랑하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라고. 그 부츠가 떠올랐다. 내가 발이 까지지 않고 편안하게 신을 수 있도록 엄마가 미리 신어 길들여놓은 부츠가. 나는 이제 어느 때보다도 간절히 바랐다. 부디 내가 대신 고통받을 방법이 있기를, 내가 얼마나 엄마를 사랑하는지 엄마에게 증명할 수 있기를, 149p

🎨오래전 이야기들도 아주 상세하게 풀어져있는 글을 읽으니, 과거로 함께 돌아간 느낌이에요. 장면과 감정을 함께 느끼는 기분, 독자가 읽기 편한 글이구나. 어떻게 이렇게 쓰지? 라며 제 글을 돌아봅니다. 당분간 가족들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글을 쓰려고 해요. 제가 작가님처럼 잘 쓸수 있길, 그만큼의 필력은 아니더라도 잠시나마 가족들의 마음이 쉬어갈 수 있길🙏

Tmi. 책은 몇일 전에 읽었는데, 이틀동안 바빠서 멀리는 못갔어요. 집 근처에 책과 어울릴만한 곳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빨간 건물이 생각나서요..🤭(책 내용과는 상관없는 아라리오뮤지엄)

“‘괜찮아, 괜찮아.’ 엄마가 말했다.
내게 너무도 익숙한 한국말. 내가 평생 들어온 그 다정한 속삭임. 어떤 아픔도 결국은 다 지나갈 거라고 내게 장담하는 말. 엄마는 죽어가면서도 나를 위로했다.”
“엄마는 나의 대리인이자 기록 보관소였다. 엄마는 내 존재와 성장 과정의 증거를 보존하려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내 모습을 순간순간 포착하고, 내 기록과 소유물을 하나하나 다 보관해두면서. 엄마는 나의 모든 걸 기억하고 있었다. 내가 태어난 때, 결실을 맺지 못한 열망, 처음으로 읽은 책. 나의 모든 개성이 생겨난 과정, 온갖 불안과 작은 승리. 엄마는 비할 데 없는 관심으로 지칠 줄 모르고 헌신하면서 나를 지켜보았다.
엄마가 사라지고 나니 이런 것들을 물어볼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H마트에서 울다≫, 미셸 자우너

H마트에서울다
암환우분들과 함께 병원생활을 하다보면 영화보다도,소설보다도 더 기막힌 사연들을 들을 수 있는데요..
듣다 보면 가끔은 우울해져요..
기적적으로 완치된 이야기보다
재발,전이로 죽었다는 이야기가 더 많으니까요..죽음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고통스러운 투병이 너무 싫으니까요..저는 가족들에게도 제발 연명치료는 받고 싶지 않다고 분명히 말해두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더 확고해졌고요..

이 책은 미국인 아빠와 한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 정체성 혼란으로 방황하는 성장기를 겪지만,암에 걸린 엄마에게 한국음식으로 간호를 하고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도 한국음식을 만들며 추억하는 에세이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딸이 계속 생각났어요..
주인공 미셸이 제딸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지난 5개월동안
가족들과 떨어져 입원 치료를 받으면서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신랑도 그랬겠지만,
우리 딸의 마음이..
이 책에 나오는 미셸의 마음이었을까..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어요..
매일 전화도 하고
주말이면 만날 수도 있지만
만약 나도 미셸엄마처럼 된다면
우리 가족들이 너무 힘들 것 같은 생각에 눈물이 계속 나더라고요..
괜히 읽었나..하는 생각도 했어요.
유투브를 보고 김치를 만들면서 치유해 나가는 미셸을 보면서
우리딸은 빵을 만들면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미셸엄마가 반대했던 뮤지션으로서 성공하면서 엄마의 고향,서울에서 공연을 마치고 엄마를 그리워하는 모습에 짠하기도 했고요..
언젠가 우리 딸이 배우가 되어 첫작품이 나올 때, 나는 꼭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우리가 매일 먹는 익숙한 한국음식을 주인공 미셸을 통해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고,깊이 맛보는 것 같았고요.. 한번도 만들어보지 못한 김치를 H마트에서 재료를 사서 미셸이 직접 만드는 모습을 보니, 이번 겨울 김장철에 저도 도전해 보고 싶어졌어요^^.

p. 203
"괜찮아,괜찮아."엄마가 말했다.
내게 너무도 익숙한 한국말. 내가 평생 들어온 그 다정한 속삭임. 어떤 아픔도 결국은 다 지나갈 거라고 내게 장담하는 말. 엄마는 죽어가면서도 나를 위로했다. 엄마의 모성이,엄마가 느꼈을 테지만 능숙하게 숨겼을 무진장한 공포를 제압해 버린 것이다. 엄마는 무슨 일이든 어찌어찌 잘 풀릴 거라고 내게 말해줄 수 있는,세상에서 유일한 사람이었다.

P. 215
그때까지 나는 살아가기와 죽어가기는 명백히 다르다고 생각했다. 엄마와 나는 식물인간으로 살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본 터였다.하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이미 찢겨나간 육체적 자율성의 조각들은 하루하루 누더기 꼴이 되어갔고,이제 살아가는 일과 죽어가는 일은 그 차이를 분간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엄마는 병상에 묶여 혼자 걸을 수도 없었고 각종 장기도 더는 잘 움직이지 않았다. 음식도 팔에 연결된 수액 주머니에서 똑똑 떨어지는 물로 섭취하다가 이제는 기계의 도움 없이는 숨도 혼자 못 쉬는 지경에 이르렀다. 살아간다고 할 수 있는 모습에서 하루가 다르게 멀어지고 있었다.

미셸자우너 정혜윤옮김 cryinginHmart 문학동네 책리뷰 아만자 독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책 북

너의 10퍼센트는 따로 남겨두어라.
누군가를 아무리 깊이 사랑하더라도, 혹은
깊이 사랑받는다고 믿더라도 절대 네 전부를
내주어서는 안 된다. 항상 10퍼센트는 남겨
두어라. 네 자신이 언제든 기댈 곳이 있도록.




괜찮아, 괜찮아. 엄마가 말했다.
어떤 아픔도 결국은 다 지나갈 거라고 내게
장담하는 말.
엄마는 무슨 일이든 어찌어찌 잘 풀릴 거라고
내게 말해줄 수 있는, 세상에서 유일한 사람이었다.



H마트에서 울다_미셸 자우너



미셸자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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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책결산 📚 9월런결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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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컬나이트 H마트에서울다 마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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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을 다쳐 운동을 못하고 있지만 덕분에 푹자고 푹쉬고 많이 먹고 한결 여유로워졌다.
새벽에 나 자신과 싸우며 억지로 일어날 필요도 없고
근육통 때문에 하루종일 끙끙거릴 일도 없고
퇴근하고 쉴틈없이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
내가 즐거워서, 하고싶어서, 좋아하니까 열심히 했지만
어찌됐든 무리하게 나를 몰아세운격이 됐다.
좀 더 나에게 유연해 질 필요가 있다는걸 느낀다.
(발 나으면 다시 또 그러고 있을것 같긴하지만...)

✔H마트에서 울다-미셸 자우너

✨️p.52 할머니는 과육을 자르고 남은 과심을 알뜰히 베어먹었고, 엄마는 온전한 조각만 집어먹었다. 집에서 엄마와 내가 그랬던 것처럼.
p.112 고속도로는 차에 확 치여 죽기에, 5층짜리 건물은 훌쩍 뛰어내려 죽기에 딱 좋아 보였다. 유리 닦는 세제를 보면 저걸 얼마나 마셔야 죽을 수 있을지 궁금해졌고, 창문에 대롱대롱 매달린 블라인드 줄을 보면 그걸로 목을 매다는 장면이 그려졌다.
p.116 엄마는 자신에게 내가 얼마나 필요치 않은지를 보여주어 나를 충격에 빠뜨릴 수 있었다. 자기가 그러듯 항상 나만의 10퍼센트를 따로 남겨두라고 평생을 내게 가르쳐온 엄마지만, 그게 나한테까지 따로 남겨둔 부분이 있다는 뜻이었으리라고는 그때까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p.149 어렸을 때 차가운 발을 녹이려고 엄마 넓적다리 사이에 슬며시 발을 끼워넣던 일이 떠올랐다. 엄마는 부르르 떨면서 속삭였다. 널 편안하게 해줄 수만 있다면 엄마는 어떤 고통도 감수할 거라고, 그게 바로 상대가 너를 진짜 사랑하는 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라고.
p.166 최악은 내가 '정미'라는, 엄마의 이름을 딴 미들 네임이 없는 척했다는 점이다. 미셸 자우너 같은 이름은 서류상으로 보면 전혀 튀지 않는다. 나는 그 생략이 세련되고 현대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그냥 한국인이 되는 게 곤혹스러워진 것이다.
p.264 나는 멈추지 않고 죽은 엄마의 사지를 옷에 욱여넣었다. 겨우 한 동작 마칠 때마다 엄마 옆에 쓰러져 몸부림치면서 매트리스에 얼굴을 파묻고 울며 소리질러댔다.
p.371 엄마는 나의 모든 걸 기억하고 있었다. 내가 태어난 때, 결실을 맺지 못한 열망, 처음으로 읽은 책. 나의 모든 개성이 생겨난 과정, 온갖 불안과 작은 승리. 엄마는 비할 데 없는 관심으로 지칠 줄 모르고 헌신하면서 나를 지켜보았다.

🌚저자 미셸과 그녀의 엄마와의 관계, 그녀의 가족에 대한 에세이.

미셸은 한국인 엄마와 미국인 아빠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미국인으로, 어렸을 때는 백인의 외모만을 닮고 싶어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엄마를 보며 그렇게 한국인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지만, 엄마를 떠나보내고 그 마저 정체성의 혼란이 오기도 한다. 내가 속한 집단이나 무리에서 차이점이 생기면 그에 대해 위축되기도, 도드라지기도 한다는 게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이다.

미셸은 엄마의 강압스러운 점이 싫기도 하고 외모를 중시하는 듯한 모습도 싫었다. 하지만 엄마가 떠나고 나서 그런 모습조차 그리워했음을. 암 투병 6개월만에 떠난 엄마, 그리고 6개월동안 온 힘을 다해 간병한 미셸, 그런 딸과 엄마의 관계를 어떤 다정한 말로 포장할 수 있을까. 그저 마음이 아릴 뿐.

사실 한국에서 딸로 태어나 엄마와의 갈등이 없어본 사람이 과연 있을까. 내 생각에는 절대 없다고 호언장담 할 수 있다. 내가 가장 생각나는 에피소드 중에 하나는, 20살 때 엄마와 정말 사소한 이유로 다투고 한 달 내내 한 집에서 말 한 번 섞지 않고 같이 고집을 부렸던 일이 생각난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미안하기도 하고, 엄마는 이미 상처를 받아서 꼭 너 같은 딸 낳아라 라고 가끔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뭐 정확한 이유는 생각나진 않지만, 내가 그렇게 고집 부렸던 데에도 이유가 있었을 것 같은데..!) 이런 것처럼 딸과 엄마는 약간 싸우면서 정이 붙는 관계같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독립을 한 나는 다시 본가로 들어가라고 하면 저어어얼대 못들어간다.. 엄마 들으면 서운하겠지만 붙어있으면 또 싸울거라고 확실하게 단정짓고, 지금 같은 애틋한 사이를 유지하는 것이 더 마음이 좋다. 하지만 만약 미셸이 겪었던 것처럼 갑작스럽게 엄마가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거나 큰 사건이 생겼을 때 나도 옆에 자주 있어주지 못함에 분명 후회할 것 같다. (사실 오늘 이 책 읽고 지금 본가 가는 중🤓)

그리고 이 책에서 또 기억나는 사건은, 피터와의 결혼이다. 엄마의 간병과 함께, 3주만에 빠르게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을 하는 것에 확실하게 결정을 하는 부분이 솔직히 멋졌다. 피터도 미셸의 의견을 바로 존중해주고 함께하기로 한 부분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10년을 넘게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와도 3주 안에 결혼해라~하면 살짝 망설일 것 같다. 이상만 쫓을 순 없지.

- 댓글에 이어서.

이책을읽고울지않을사람이있을까

H마트에서울다
미셀자우너
2022_61
독서 독서기록 책추천 책리뷰


P203. "괜찮아, 괜찮아." 엄마가 말했다.
내게 너무도 익숙한 한국말, 내가 평생 들어온 그 다정한 속삭임. 어떤 아픔도 결국은 다 지나갈 거라고 내게 장담하는 말. 엄마는 죽어가면서도 나를 위로했다. 엄마의 모성이, 엄마가 느꼈을 테지만 능숙하게 숨겼을 무진장한 공포를 제압해 버린 것이다. 엄마는 무슨 일이든 어찌어찌 잘 풀릴 거라고 내게 말해줄 수 있는, 세상에서 유일한 사람이었다. 난파선이 소용돌이 속으로 사라져 보이지 않을 때까지 담담히 지켜보고 있는 태풍의 눈과도 같았다.

[📒여행엔, 책] 강원도 횡계 가는 길 H마트에서 울다

2박 3일 동안 숲을 걸어보겠다며 새벽에 일어나 8시 고속버스를 탔어요! 10:30이면 도착 시간이라는데, 연휴라서인지 아마 12시에도 도착 못할 듯!!

초록연필의서재

책 사진은 공들여 미러리스 카메라로 찍는데 아주 오랜만에 아이폰 카메라로 철컥! 미셸 자우너의 H마트에서 울다(Crying in H mart)를 읽으며 갑니다, 오늘 산에 갈 수 있긴 할까요?

해가 반짝하는 토요일 낮, 새 책 들어왔어요. 🌞

사랑하고 있는 이들을 향한 이병률시인 의 따뜻한 축사 그리고행복하다는소식을들었습니다 의 동네서점에디션 입고되었어요.

지방x청년x용접 노동자의 뜨거운 쇠, 글, 삶. 커버에 매료되는 쇳밥일지

아무튼연필 김지승 작가가 여성, 글쓰기, 엄마, 몸과 질병, 나이듦, 소수자성에 대해 밀도 높은 문장으로 써내려간 짐승일기 저자 친필 사인본 ✍🏼

그 외에도 그동안 판매되었던
소란
다름아닌사랑과자유
H마트에서울다
밝은밤
1차원이되고싶어
새의선물
재입고 되었습니다. ✨

설희책방

2022.09.21 AM.10 상현도서관
책,꽃놀이북클럽

H마트에서울다(2021)
미셸 자우너
문학동네
p.407

타국에서 살아가는 엄마가 딸에게 고국의 음식맛을 유산으로, 추억으로 남겨주는 가슴아픈 이야기이다.
한 해에 나는 친정아버지를 암으로 잃고, 반려견 밤이를 떠나보내서인지 힘겹게 읽은 책이 되어버렸다. 언젠가는 다 돌아가지만 누군가를 떠나보낸 후 마음은 참으로 다스리기가 힘들다.
미셸이 음식과 음악으로 치유하는걸 보며 나도 마음을 치유할 무언가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H마트에서울다 미셸자우너 문학동네 정혜윤옮김 한국음식 음악 밴드 마음치유 죽음에대한생각 정체성 책꽃놀이 상현도서관 김영하북클럽 7월의책

북 H마트에서울다 미셀자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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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사랑은 엄한 사랑 그 이상이었다. 무자비하고 단단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나약함이 설 자리는 털끝만큼도 내주지 않는 강철 같은 사랑이었다. 제 아이한테 가장 좋은 게 뭔지 열 발짝 앞서서 보는 사랑, 그 과정에서 아이가 아무리 고통스러워해도 개의치 않는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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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10퍼센트는 따로 남겨두어라." 누군 가를 아무리 깊이 사랑하더라도, 혹은 깊이 사랑받는다고 믿더라도 절대 네 전부를 내주어서는 안 된다. 항상 10퍼센트는 남겨두어라. 네 자신이 언제든 기댈 곳이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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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화를 걸어, 우리가 사먹던 김이 어디 거였냐고 물어볼 사람도 없는데, 내가 여전히 한국인이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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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엄마는 그동안 내가 원치 않는 무언가로 나를 만들어보려 한 자신의 노력이 결국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더이상 노력하기를 포기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어차피 내가 이런 식으론 1년도 더 못 버티고 결국 엄마가 옳았다고 생각할 거라 믿고 전략을 더 세련된 걸로 바꿨는지도 모르겠다...아니 어쩌면, 내가 나만의 길을 개척하고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누군가를 찾았음을 비로소 받아들이고, 마침내 내가 어떻게든 잘해낼 거라고 믿게 된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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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유진과 필라델피아 사이의 5천 킬로미터라ㅣ는 거리에서 자신의 권위를 내려놓을 충분한 공간을 찾아냈고, 나 역시 줄기찬 비판의 목소리에서 벗어나 원 없이 창작 욕구를 발산한 덕분에 그간 엄마가 한 모든 수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결국 그 수고의 끝은 엄마가 없는 곳에서야 뚜렷이 제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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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엄마 인생의 주축이던, 나를 돌보는 일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했으면서 그저 엄마를 매도하기 바빴다. 그 보이지 않는 고된 노동을, 자신만의 열정에 헌신하지도 않고 실용적인 기술 개발도 소홀히 한 전업주부가 남 뒷바라지나 하는 것이라고 폄하했다. 가정을 이룬다는 게 무엇을 뜻하는지, 내가 그 속에서 받은 보살핌을 그동안 얼마나 당연하게 여겼는지를 이해하기 시작한 때는 집을 떠내 대학에 가고서 몇년이 지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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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엄마들은 서로를 자기 아이의 이름으로 불렀다. 이를 테면 지연의 엄마는 지연 엄마라고, 에스터의 엄마는 에스터 엄마라고 불렀다. 나는 그분들의 진짜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다. 자신의 정체성이 자기 아이들에게 흡수되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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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우리끼리 나누는 무언의 언어이며, 우리가 서로에게 돌아오는 일, 우리의 유대, 우리의 공통 기반을 상징하게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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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죽음이라는 벌에 쏘이는 그 순간부터, 나란 존재가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남은 평생을 벌침이 박힌 채로 살아가게 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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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과 사랑을 택한 사람에게도, 돈을 벌고 창작활동을 하려는 사람이 얻는 만큼의 성취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엄마의 예술은 엄마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고동치는 사랑이었고, 노래 한 곡 책 한권만큼이나 이 세상에 기여하는 일, 기억될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사랑 없이는 노래도 책도 존재할 수 없으니까. 어쩌면 나란 존재가 엄마가 세상에 남기고 간 자신의 한 조각에 가장 가까울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그냥 겁이 났던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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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말했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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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돌이킬 수 없는 병에 걸리고 나서야 시간이 없다는 걸 깨달은 미셸은 할 수 있는 걸 다 했지만, 죽음을 향해 흘러가는 시간은 막을 수가 없었다. 인생이 그런거지 뭐, 라고들 하지만 그게 내 인생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게 마치 내 얘기인 것처럼 읽었다. 그게 작가님의 힘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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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이런식으로 새삼스럽게 나와 엄마의 관계를 돌아보게 된다. 평소에 그렇게 무심하게 굴면서. 누군가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나와 엄마와의 관계를 돌아보지만, 막상 얼굴을 대고 있으면 그게 생각처럼 행동하는게 너무 어렵다.
나이를 이만큼을 먹어도 하는 짓은 어린애 같은 나.
그래도 새삼스럽게 잘 해봐야지. 책 읽은 보람은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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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hellohyerim읽은책 hellohyerim읽은책 hellohyerim읽은책_H마트에서울다

H마트에서 울다, 미셸 자우너, 정혜윤 옮김, 문학동네

기대했던 것보다 재미있게 읽었다.

SNS에서 한창 화제가 되었을 당시 이 책에 대한 소개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때는 돌아가신 어머니와 한국 음식과 관련된 얘기겠구나 정도의 느낌이었다.

저자의 약력이 특이했다. 밴드 'Japanese Breakfast'의 보컬이라니. 책의 도입부부터 무척 마음에 들어서 유튜브에서 저자에 관한 자료를 찾아봤다.

미셸 자우너의 밴드는 무려 그래미 어워드의 후보에 오른 적이 있는 잘 나가는 뮤지션들이었다. 게다가 한국 음식과 관련된 인터뷰나 영상도 많았다. 심지어 지난 펜타포트에는 한국에 와서 황소윤 님과 콜라보 무대까지 했더라! 엄청난 인물이었다. 정말 매력 넘치는 사람이다.

한국인 어머니와의 관계, 추억은 물론이고 돌아가시기까지의 과정과 이후 애도하는 모든 상황과 감정을 잘 풀어낸 글이다. 번역서인데도 문장이 참으로 좋았다. 특히 한국 음식에 대한 묘사는 매우 생생하고 탁월하다. 읽는 동안 배가 고파질 정도다.

십 년도 전에 나도 엄마를 잃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든 엄마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니 엄마에 대한 기억을 낱낱이 기록하고 곱씹는 것도 엄청난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과정을 글과 노래, 다양한 활동으로 충실히 해내고 있는 저자가 참으로 대단하게 느껴진다.

영어로 진행하는 한국 요리 유튜버의 선두주자 같은 Maangchi 님에 대한 내용도 반가웠다. 한국 요리 전파에 정말 큰 일을 하신 분이다. (몇 년 전, 이 분이 뉴욕 한 복판에서 간장, 된장을 담그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을 정도였다.)

또 이모들과의 에피소드도 좋았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도 계속 조카를 아껴주는 나미 이모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결국 자매애만이 인류를 구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몇 달 전 저자가 출연한 지미 팰런 쇼를 보니 이 책은 헐리웃에서 영화화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미셸 자우너가 직접 시나리오로 각색 중이고. 영화도 기대된다.

책 책추천 책 북 H마트에서울다 미셸자우너 cryinginhmart bookstgram

🍜 H마트에서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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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모녀의 나이가 딱 우리 모녀와 같아 더 이입하며 본 것 같다. 사실 대한민국의 모든 모녀가 공감하겠지만.

엄마의 죽음과 무너진 미셸을 보고 있는 건 괴롭고 미래의 나를 미리 보는 것만 같아 더 무서웠다.
엄마의 죽음 뒤엔 미셸이 한국인이란 모든 연관점이 끊겨버려 혼란스러워하는 게 참 슬펐다. 타인들은 아빠와 자신을 부녀로 연관짓지 못하고, 한국인들은 얼핏보고는 백인으로 착각한다.
삶의 의미가 송두리 무너져 내릴 것 같은데 끊임없이 스스로를 몰아붙이던 그가 엄마와의 연결점인 한국음식들을 하나하나 해가며 이겨내는 미셸이 너무 장하고 멋있었다.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고 스스로를 재정립하는 모습이 좋았다.

김치냉장고에서 수많은 사진들을 발견한 장면에선, 일회용 필름 카메라로 끊임없이 나를 찍어주던 우리엄마가 생각하서 더 울었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던 엄마였는데 결혼 후 사진엔 죄다 나 밖에 없었다.

나미 이모와 미셸의 관계는 더 없이 특별하다. 서로를 보며 엄마와 동생을 떠오르면서 서로의 위안이 되어준다.
살면서 앞으로도 많은 이별을 마주하겠지만 방법을 찾아가며 행복했으면 좋겠다. 미셸 가족도 세상의 모든 모녀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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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들이 죄다 해외에서 사는 게 좀 재밌었다. 미셸가족의 영향일까 아님 이 집안엔 탐구가의 피가 흐르는 걸까?

그리고 피터가 너무 좋은 사람이어서, 1년 동안 방황한 미셸 옆에 묵묵히 있어준 그가 너무 좋았다. 행복하세요.

옮긴이의 말이 저자에게 큰 위로가 될 것 같았다. 너무 좋았음.

미셸의 이모가 꼭 이 책을 읽어 미셸의 마음이 더 전달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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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책 H마트에서울다 미셸자우너 문학동네

어쩌다 보니 이제서야 H마트에서 울다를 읽게 되었다.
마이너 필링스 이후로 아시아인의 입장에서 인종과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수기에 본능적으로 눈길이 간다. 하지만 이 책은 단지 그럴듯한 단어로 간단하게 모이는 이야기가 아닌, 인생을 살아낸 두 여성의 끈질긴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사실 저자가 처음 자신의 엄마를 '외모 강박증이 몹시 심한 사람'이라고 묘사했을 때 나는 정말 극도의 강박증을 생각했는데, 묘사만 읽었을 때에는 일반적인 한국의 중년 여성의 상이었다. 그만큼 미국과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 외모를 비롯한 개인에 대한 검열과 간섭의 선이 많이 다르다는 것이겠지. 저자가 느꼈을 문화적 혼란과 차이가 확 체감되는 순간이었다. 내가 십대일 때 저자를 만났다면, 저자에게 '너 참 예쁘다' '옷은 왜 그렇게 입어' '얼굴 작다' '쌍커풀이 진하네'라고 말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 나비효과까지 들먹이면 너무 거창할지도 모르지만, 저자가 그토록 탈주하고자 했던 어떤 답답함, 설명되지 못하는 우울과 압박이, 나를 비롯한 세계의 모든 이들이 함께 만들어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문 속에서 엄마와 딸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회피적이고 불안정한 아빠와의 관계, 그럼에도 저자가 삶에서 만난 모든 형태의 사랑, 이것이 단지 한 '가족의 애증'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이 지극한 개인의 수기로 남은 점이 좋았다. 개인이 세계를 들추는 위태로움이, 수없이 죽음을 마주해야 하는 용기가, 조각에 불과하더라도 가능하다는 점이. 이 책이 '소설처럼 읽힌다'라는 리뷰가 그제야 이해가 갔다. 꾸며진 이야기라는 게 실감이 나서가 아니라, 그대로 주인공이 되어 여정을 떠나는 소설의 감각을 닮은 수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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